드디어 탄생한 드래곤볼 격투 게임.
애초부터 드래곤볼의 큰 틀은 동명의 아이템과 얽힌 스토리가 관련 된 모험이 메인었으며 캐릭터 간의 격투는 모험을 재밌게 꾸며준 아주 중요한 요소일 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주인공인 '손오공'이 어른이 되고 손오공의 형인 '라데츠'의 등장하기 시작하면서 애니메이션에서 드래곤볼 'Z'라는 알파벳을 붙였고
동시에 모험보다는 격투의 비중이 높아지기 시작합니다.
더하여 약간 외적인 말씀을 드리자면 91년도에는 '스트리트 파이터 2'의 등장으로 격투 게임이란 장르가 엄청난 붐을 일으키게 되죠.
이와 맞물린 건지 드래곤볼도 약 2년이란 시간이 흘러 '초무투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처음으로 격투 게임이란 모습으로 '슈퍼 패미콤'을 통해 모습을 드러냅니다.
원작에서도 격투의 향기가 진한 만큼 팬들은 격투 게임으로서의 드래곤볼을 상당히 갈망하고 계셨을 거라 생각이 됩니다.
정신차린 반다이??
올드 게이머들 사이에선 어느정도 유명한 얘기지만, 이 시절 '반다이'는 게임을 못 만든다는 명성이 하늘을 찌를 정도였습니다.
애초부터 게임 개발사가 아니었기 때문이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게임을 낼 수 있었던 건 캐릭터 사업이 흥했기 때문이라 생각을 해봅니다. 더군다나 이런 캐릭터 사업을 게임으로 확장시키면
게임이 재미없게 나와도 어느정도 팔릴 수는 있었으니까요.
그나마 다행인 건 패미콤으로 나왔던 드래곤볼 카드 게임은 게임성이 괜찮아 어느 정도의 기대감은 주었다고 해야할까요?
어쨌든 기종은 패미콤에서 슈퍼 패미콤으로 흘러가고 반다이는 유행을 끌고 있던 격투 게임이란 장르를 드래곤볼이란 소재와 결합을 해봅니다.
그도 그럴 것이 슈퍼 패미콤으로 스트리트 파이터 2가 이식이 되어 하드웨어 판매량에 상당한 일조를 하게 되죠.
즉, 드래곤볼이란 소재와 격투 게임이란 장르를 만들려다 보니 팬들의 높은 기대감은 당연한 말씀이며
반다이 입장에선 상당 부분에 신경을 쓴 흔적이 보이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드래곤볼을 처음 접하는 사람도 이해할 수 있는 정도의 재현도.
원작 자체는 스토리가 이미 있는 만화여서 그런지 캐릭터의 대사나 필살기 연출 등을 보면 원작 재현을 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보입니다.
이런 이유로 천하제일 무술대회 모드의 재현은 물론이고 격투 게임 치고는 조금 독특한 스토리 모드가 펼쳐집니다.
원작에서도 싸웠던 캐릭터들은 흔히들 얘기하는 Z전사라는 이름의 아군으로 된 특징을 스토리 모드에 고스란히 담았으며, 캐릭터를 클리어 할 때마다
원작처럼 아군이 된 캐릭터들로도 플레이를 진행할 수 있어서 원작을 반영하려는 노력을 보실 수도 있습니다.
다만, 어느 캐릭터로 클리어를 했는지에 따라 조금은 허무한 엔딩도 나오기 때문에
결국은 원작 그대로 플레이를 하게끔 의도를 하는구나 정도도 느끼실 수 있겠네요.
반대로 생각하면 너무 원작을 따라가다보니 이런 시스템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인 위주로만 스토리를 즐겨야 한다는 아쉬움이 들지만,
캐릭터 게임으로서의 역할은 충분하다 생각 됩니다.
단순히 유행했던 격투 게임들의 아류작은 아니다.
원작 재현은 피격 연출, 필살기 연출 시에서도 이어집니다. 특정한 기술을 맞았을 때에 원작 처럼 당하는 연출을 볼 수 있으며
특히 가장 인상깊은 시스템은 필살기 연출로 인해 생긴 화면 분할이 아닐까 싶네요?
원작을 보면 드래곤볼 격투의 메인은 장풍이라 할 정도로 다양한 장풍 필살기들이 자주 나오는데요.
이런 연출을 살리기 위해 플레이어는 실제로 장풍을 쏘고 반대로 날아오는 장풍을 특정 커맨드를 입력해 회피하거나 가드 등을 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지상, 공중전을 포함한 넓은 스테이지 활용을 선택했고 이로 인해 캐릭터끼리 일정 간격이상 멀어지면 화면이 분할됩니다.
여담이지만 화면 분할은 드래곤볼 고유의 시스템으로 자리잡을 정도로 상당한 호평을 받아냈으며 이런 이유로 게이지 아래에 실시간 미니맵도 삽입되어
화면 분할 시스템은 전혀 어색함이 없이 게임에 자연스럽게 잘 녹아들어갔습니다.
더하여 혹시라도 장풍전만 펼치지 않을까 우려했는지 각 캐릭터의 근접 필살기 성능에도 신경을 쓴 흔적이 보입니다.
때문에 기술 활용만 잘 한다면 장풍을 이용한 장거리 전투나 숨겨진 난투 기술인 메테오 스매쉬 등의 무술을 이용한 근접 전투를 골고루 펼칠 수 있습니다.
더불어 '기'라는 요소도 도입해 필살기의 사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습니다만, 플레이어가 임의적으로 기를 모으지는 못 합니다.
반대로 상대방의 공격을 가드하면 기가 좀더 빨리 차며 완벽하게 찼을 경우에는 캐릭터의 성능이 잠시 동안 향상 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사소한 시스템도 나름 상당한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체적으로 봤을 때 격투 게임으로써 시스템이나 UI는 상당히 유저 배려를 많이 한 편입니다.
격투 게임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 아쉽다.
조금 안타까운 점은 투박한 조작감이라는 것입니다.
더군다나 격투 게임 장르자체가 조작감이 상당히 중요한 요소로 작용이 되는데, 이 부분에 있어서 상당히 아쉬운 점이라고 할까요?
물론, 스트리트 파이터 1처럼 너무 안 좋지는 않습니다만,
단순한 커맨드인데도 기술 입력도 좋은 편은 아니라 필살기를 사용하려다 엉뚱한 기술이 나갈 때도 종종 있을 정도이며
대각선 입력은 조금 손가락에 힘이 들어갈 정도입니다.
이어서 캐릭터들의 점프는 붕뜨고 느리며 대쉬 기능은 너무 빨라 따로 조작이 따로 논다는 느낌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캐릭터마다 겹치는 커맨드가 자주 있어서 초보자들도 다양한 캐릭터를 해도 많은 양의 커맨드를 외울 필요가 없다는 점이기도 하지만,
이 부분이 지나쳐서 기술 모션 자체가 유사한 캐릭터들도 종종 있습니다.
원작의 분위기와는 다소 다른 그래픽과 사운드.
드래곤볼의 그림체가 날카로운 느낌이 짙은 편에 비해 게임 그래픽은 다소 둥글둥글하고 뭉툭한 편입니다.
아무래도 첫 격투 게임인지 모르겠으나 이 때문에 비율을 포함한 캐릭터의 묘사가 조금 아쉬운 느낌이 들었으며
전체적인 색감도 어두운 편이라 원작의 분위기를 기대하셨다면은 이 부분만큼은 아쉽다라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겠습니다.
사운드도 나쁘거나 좋은 편도 아닙니다.
필살기나 다른 조건에 삽입 된 캐릭터 원작의 음성을 들을 수 있는 것은 좋은데 BGM이 단순한 느낌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긴박감 있는 멜로디의 BGM도 조금은 맥빠지게 한다고 해야할까요??
그래픽과 사운드는 원작 재현이라는 관점과 격투 게임이라는 관점에서도 부족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당시의 반다이 게임이지만, 그렇게 재미없고 못 만든 게임은 아닙니다.
위에서도 언급 드렸듯이 유저를 배려한 흔적들이 곳곳에 묻어나오기 때문이죠.
다만, 이런 부분에만 지나치게 신경 쓴 건지 격투 게임 본연의 재미로써 보자면 조금 부족한 감이 없나 싶네요.
조금은 힘든 조작감에 힘빠지는 BGM는 격투 게임의 중요한 요소로써 기대에 못 미치는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충실한 원작 재현과 독특한 화면 분할 시스템의 등장, 유저를 배려한 흔적들은 격투 게임으로서의 드래곤볼 게임이
나오기만을 갈망하던 팬들에게는 엄청난 선물이 되었을 것이었고, 이어서 후속작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주기에 충분했다고 생각 될 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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