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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99)/액션

소닉 더 헤지혹 (Sonic The Hedgehog)

by 아기좀비 2017. 1.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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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세가의 대표 마스코트가 등장!!





길지는 않지만 게임 역사에 어느정도 관심이 있으신 분들은 과거의 닌텐도와 세가가 한창 경쟁했던 시절을 아실 겁니다.


결과적으로만 보자면 닌텐도의 승률이 높은 편이긴 했습니다만, 중간에는 세가가 선방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건 세가의 콘솔인 '메가 드라이브' 시절 때일 듯 합니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 많은 인기를 끌었던 요인에는 '소닉'이라는 게임이 크게 영향을 미쳤습니다.


사실, 세가는 당시 라이벌인 닌텐도의 '슈퍼 마리오' 처럼 '게임성'과 회사의 '마스코트 역할'을 할 수 있는 캐릭터와 게임을 원했습니다.


말이야 단순하지만, 오랜시간 동안 2가지 역할을 하는 IP(지적 재산권)은 정말 드물뿐더러 나오기도 힘듭니다.


게다가 한창 콘솔 사업을 하고 있던 세가로서는 반드시 해야할 숙제이기도 하고 이전에는 '알렉스 키드'라는 애매한 사례도 있어 단단히 작정을 하고 준비를 한 것이죠.


이런 배경으로 세가의 소닉은 마리오의 반대 개념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마리오보다 빠른 스피드, 단순한 조작, 단순한 아이템 시스템 등의 개념으로 어떻게 보면 안티 마리오로 등장을 하게 되었죠.


심지어 컨셉 색상도 최종적으로는 빨간색인 마리오와 상반되는 파란색인데 시원시원한 속도감과 너무나도 부합했죠.


이렇게 나온 소닉은 북미 유저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주게 되었으며, 비단 북미 유저 시장에만 국한 된 얘기는 아니었습니다.





첫 눈에 띄는 화려한 그래픽과 속도감.





근래에는 의미가 없어진 개념이지만, 2D가 주를 이루던 옛날 콘솔 게임기들은 '동시 발색 수'라는 개념의 비중이 컸습니다.


말 그대로 화면 상에 표현 가능한 색상의 개수를 뜻하는데, 경쟁 기기였던 슈퍼 패미콤의 비해 메가 드라이브는 이런 성능이 부족했습니다.


즉, 메가 드라이브와 슈퍼 패미콤에서 같은 게임을 즐긴다면, 메가 드라이브 게임의 색상이 상대적으로 단조로워 보였죠.


이러한 성능 차이는 실제 육안으로도 느껴지는 부분이기 때문에, 양 기종 간의 동일한 게임일 경우


그래픽 부분은 어느정도 아쉬움을 감안한 유저들도 종종 있었을 정도입니다.


하지만, 소닉은 이러한 편견을 완전히 깨버립니다.


당시 메가 드라이브로 나왔던 게임들과는 달리 화려한 색상으로 무장한 그래픽으로 유저들을 매료시켜버립니다.


단단히 마음을 먹었는지 배경, 지형, 캐릭터, 오브젝트 간의 어색하지 않은 색상 조합은 당연한 얘기입니다만,


더 나아가서는 상대적으로 마리오가 심플하고 귀여운 그래픽 분위기를 추구했다면 소닉은 입체감있는 분위기를 연출한 흔적이 많이 보입니다.


곳곳의 굴곡 또는 명암 표현만 보아도 알 수 있을 정도죠.


그럴 수도 있는 것이 개인적인 견해로는, 당시 세가는 3D 게임으로 아케이드 시장을 주름잡던 회사였기 때문에 어떻게라도 3D를 어필하려던 회사였습니다.


당시 2D 게임 콘솔이었던 메가 드라이브만 보아도 버추어 레이싱이라는 게임을 제외하면


2D임에도 불구하고 3D 분위기를 내려는 게임이 종종 있었었고, 소닉도 그 중에 하나로써 영향을 받았다 생각이 됩니다.


소닉은 이런 방안들로 메가 드라이브의 하드웨어 성능을 극복해 유저들에게 충격을 준 것이죠.


게다가 슈퍼 패미콤보다 빠른 속도의 게임 구현이 가능한 메가 드라이브의 장점을 그대로 살린 소닉의 속도감은


플랫폼 게임으로써 신선함을 주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었습니다.





심플함의 결정체.





속도감을 느끼기 위해서는 다른 요소는 필요가 없었습니다.


소닉이 달리는 데에 있어 쾌적한 환경만 제공하면 되는 것이었죠.


특히 메가 드라이브의 컨트롤러는 3버튼과 6버튼, 총 2가지의 버전이 있었는데


모든 컨트롤러가 무색해질만큼 버튼은 오로지 점프 기능 하나만 있었습니다.


방향키는 당연히 소닉을 조종하는 데에 직관적인 역할을 했지만, 방향키 중 UP 버튼은 재밌는 기능을 했습니다.


UP을 누르면 소닉은 고개를 위로 올려 쳐다보는데 이 때 카메라의 초점은 상단으로 이동하여 지형 구조나 위치 파악하는데 상당한 도움을 주었었죠.


당시의 카메라 무빙은 2D 플랫폼 게임에서는 흔히 있던 시스템은 아니었기에 색다른 재미를 제공하게 됩니다.


방향키의 DOWN 버튼은 소닉을 웅크릴 수 있는데 달리는 중에 웅크릴 경우 바퀴처럼 굴러가기 때문에 상황에 맞춰 속도를 내거나 적 처치가 가능합니다.


조금 말이 길어진 듯하지만, 정리를 하자면 플랫폼 게임의 정석이라 불리우는 슈퍼 마리오 시리즈 보다 더욱 단순한 조작 체계를 보여준 셈이 되겠네요.


이렇게 조작부터 단순하다 보니 게임 시스템도 단순합니다.


단순히 좌, 우 방향키를 통해 가속하여 소닉의 속도를 높이고,


코인 시스템이었던 '링'은 소닉의 체력과 직결되어, 잔여 개수가 1개 이상인지에 따라 소닉의 목숨이 왔다갔다하는 단순함을 보여줍니다.


링을 많이 보유했을 때에는 한 번만 대미지를 입으면 보유한 링을 모두 떨구기 때문에, 떨구어진 링이 사라지기 전에 회수하면서 벌어지는


다양한 해프닝을 유발하는 현상도 벌어집니다.


더하여 아이템이라곤 충돌을 한 번 케어해주는 베리어 아이템만 존재하는 등 다른 플랫폼 게임보다 시스템을 이해하는데 더 짧은 시간이 소요 됩니다.


다만, 반대의 시각에서 보면 소닉은 적을 직접적인 공격을 할 수단이 없습니다.


점프 상태나 달리는 중에 DOWN 버튼으로 몸을 둥글게 만 스핀 상태가 되는데 이 때만 공격이 유효한 상태라서


적들은 공격 대상이라기 보다는 장애물로 인식이 되어버립니다. 어떻게 보면 전투에 있어서는 능동적이지 않다는 느낌이 조금 큽니다.


게다가 방향키를 누르고 있어야 속도가 빨라지는데, 빠른 속도가 필요한 구간에서 속도가 부족하면 다시 되돌아가 속도를 올려야 한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즉, 플레이어 임의로 소닉의 속도를 제어할 수가 없다는 게 아쉬운 점이라 생각이 되네요.





양날의 검이 되어버린 레벨 디자인.





레벨 디자인 자체는 신기하다고 해야할까요?


사실, 이 게임을 하면서 가장 신기했던 부분이 레벨 디자인입니다.


소닉의 속도감을 느끼게 해주기 위해 다른 플랫폼 게임보다 레벨 디자인이 단순합니다. 생각없이 달리면 클리어 하는 스테이지도 있을 정도이죠.


그렇다고 지루하지도 않습니다. 스핀 상태로만 갈 수 있는 땅굴, 360 회전 트랙, 핀볼 컨셉의 스테이지 등 지루하긴 커녕


빠른 스피드와 스피드를 응용해야만 하는 구조물들로 주로 구성이 되어있습니다.


이 부분을 왜 말씀드리냐면, 슈퍼 마리오나 록맨 등의 유명 플랫폼 게임들의 경우는


눈 앞에 펼쳐진 스테이지를 눈으로 암기하거나, 캐릭터의 죽음으로써 학습을 하도록 되어있습니다.


즉, 플레이어에게 '여기는 당신이 어떻게 하면 고비를 넘길 수 있을까?'라는 의도가 느껴졌지만,


소닉은 이러한 의도를 완전히 부숴버립니다. '그냥 당신 마음대로 달려봐.'라는 느낌의 의도가 큰 셈이죠.


물론 진행도에 따라 난이도가 있지만, 전체적인 분위기가 그렇기 때문에 생각없이 단순 클리어만 본다면 어려운 난이도는 아닙니다.


다만, '컨티뉴' 시스템, '1UP', '카오스 에메랄드'등의 게임 시스템을 모두 파악한 후에 클리어 하려면 그 반대가 되어버립니다.


모든 시스템을 파악하면서 즐기기 위해서는 일반 플랫폼 게임처럼 신중하게 스테이지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고 코인 개념인 '링'의 역할이 크기 때문에


속도감이 메인이었던 걸 감안하면 다른 플랫폼 게임보다 상대적으로 답답함이 배가 되어 느낄 수도 있습니다.


더군다나 입체감 있는 그래픽 풍의 스테이지를 빠른 속도로 달리다 보니 스테이지 구성 자체가 쉽게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심지어 달리다가도 '여기가 어디지?'하는 부분도 종종 존재하기도 하고 클리어를 해도 놓친 부분이 많을 것 같은 찝찝함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아


한창 게임을 즐길 타이밍엔 속도감을 포기하고 결국엔 스테이지를 곳곳이 탐험하게 되는 플레이어 자신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이래 보여도 상당히 약한 모습을 보여주는 주인공.





조작이나 시스템이 단순해도 난이도는 마냥 낮지 않습니다.


소닉 자체는 상당히 수동적인 캐릭터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자주 죽는 소닉을 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다보니 위에서 언급한 시스템인 '1UP'나 '배리어'에 눈이 가게 되어버리고 이 아이템 획득을 위해 스테이지 구조를 어느정도 파악할 필요가 생기게 되죠.


또한, 게임 오버 시 가능한 '컨티뉴'도 제한이 있는데 '컨티뉴'는 보너스 게임에서 '링'을 일정개수 획득해야 얻을 수 있습니다.


근데, 보너스 게임이 난이도가 제법 있는 편이라 그마저도 쉽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이 보너스 게임의 진짜 목적은 '컨티뉴' 획득이 아니고 '카오스 에메랄드'라는 아이템의 획득이 목적입니다.


다양한 트랩들이 설치된 상태로 빙글빙글 회전하는 맵을 이동하여 '카오스 에메랄드'라는 보석을 획득해야 하는데


이 보너스 게임 등장 조건 자체가 보스전이 없는 일반 스테이지에서 '링'을 50개 이상 모아 스테이지 끝에 도달해야 진입이 가능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까다로운 등장조건은 물론, 보너스 스테이지의 난이도로 인해 '카오스 에메랄드'는 당장 초심자가 탐내기에는 쉽지 않습니다.


게다가 클리어 전까지 총 6가지를 모아야 클리어 시, 진 엔딩이 나오기 때문에 하다보면 교묘하게 손이 많이 가게 된다고 말씀 드리고 싶네요.









어릴 적에는 저 뿐만 아니고 동네 친구들 대부분이 닌텐도 계열의 게임기를 갖고 있어 소닉을 즐길 기회가 많지 않았습니다.


아쉬운 점은 당시 지상파에서는 소닉을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은 인기를 끌고 있었는데


인지도에 비해 정작 원작인 게임으로는 제대로 즐길 수가 없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진 셈이죠.


지금 생각하면 웃기지만, 그나마 대리만족을 했던 건 패미콤으로 해적판 소닉이 있어 친구를 통해 그 게임을 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러다가 아는 동생이 슈퍼 알라딘보이를 보여주며 소닉을 보여주는데


그 때 그 기분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맨날 어렵고 난이도 있는 패미콤 게임만 즐기다, 화려한 그래픽에 빠른 속도감의 소닉을 컨트롤러로 조종하고 있다는 건 정말 믿기지 않을 정도였죠.


당연히 소닉 때문에 게임기를 더 사주시진 않을 부모님을 생각하면 그림의 떡이라고 밖에 표현 못 하겠습니다.


실기로 접하기는 상당히 늦은 시기였지만, 아직도 재밌는 건 당시의 희귀성 때문인지 플레이 하면서도 신기한 게임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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