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 큐브의 시작을 알린 게임
세계적으로 플레이 스테이션 2가 한창 인기를 휩쓸 무렵.
닌텐도에서는 '닌텐도 64'의 후속기종인 '게임 큐브'를 내놓습니다.
다만, 닌텐도 64의 인기가 과거의 패미콤이나 슈퍼 패미콤 정도의 시절에 미치진 않아 당시 후속 기종에는
'어떤 임팩트를 줄까?' 하고 저처럼 기다렸던 분들도 적지 않았을 거라 생각이 됩니다.
그리고... 게임 큐브가 공개 되면서 런칭 작품이 공개가 됐는데요...
주인공이 마리오가 아닌 그의 동생 루이지가 되었고
심지어 공포 컨셉의 게임, 즉 기존 마리오 시리즈들과 달리 예상치도 못 한 컨셉의 게임으로 발매가 되었습니다.
팬들은 이런 닌텐도의 행동을 경이롭게 받아들이기도 했습니다.
즉, 루이지의 팬들은 좋았겠지만 '슈퍼 마리오 64' 같지 않은 3D 마리오 시리즈라니 같은 묘한 반응이었죠.
주인공 루이지, 납치 된 천하의 마리오를 구해야 한다.
루이지는 정말 뜬금없이 맨션 한 채가 낙찰 되었다는 편지를 받고 조금의 의심도 없이 마리오를 포함한 지인들을 초대하게 됩니다.
그렇지만, 늦게 도착한 루이지에게 보이는 것은 으스스한 건물 한 채, 그리고 먼저 도착했다는 마리오의 모습은 보이지 않게 되자
마리오를 구하고 맨션의 비밀을 풀어야 한다는 점이 이 게임의 주된 목표가 되었습니다.
천하의 마리오가 당했다는 설정도 어느정도 충격이긴 하지만
이로 인해 게임의 주인공이 드디어 루이지가 되었다는 점도 신기하게 된 셈이죠.
이런 점들이 위에 말씀드린대로 게임 큐브 런칭 작품으로써 무언가 임팩트를 주려고 했던 의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실, 'Mario is missing'이라는 루이지가 주인공인 게임도 아주 옛날에 존재는 했지만,
닌텐도 개발이 아닌 라이센스만 받고 다른 개발 업체에서 만든 교육용 게임에 심지어 괴작이라...
닌텐도에서 작정하고 루이지가 주인공으로 설정 된 게임은 바로 이 루이지 맨션이라 보면 되겠습니다.
조금은 어정쩡하게 되어버린 게임 컨셉.
사실 마리오 시리즈의 주요 대상 연령층은 성인 유저도 포함이 되겠지만, 저연령층도 중요한 타겟이었습니다.
그 때문이었을까요? 공포적인 그래픽 분위기와는 다르게, 실제로 플레이를 해보면 공포를 주는 장치들은 너무나도 단순하고 맥이 빠집니다.
심지어 이러한 장치의 힌트를 제공하는 경우도 존재합니다.
성인들에게는 시시하고, 저연령층에게는 우스꽝스럽다고 해야할까요?
공포라는 요소가 연령층이 넓은 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면에서는 컨셉의 의도가 모호하게 되어버렸습니다.
때문에, 당시 실제로 플레이 한 국내 유저들은 '정말 잔인하고 무서운 게임이다.' 라는
낚시성 평가를 장난으로 즐겼습니다.
정작, E3등 트레일러 영상에서는 꽤나 무섭게 공포감 있게 편집이 되어서 김빠진 분들이 계실 거라 생각 됩니다.
저도 그 중에 한 명이었구요.
정말 마리오의 세계관의 게임인가?
조금 개인적인 느낌이라 생각도 되지만, 주요 캐릭터들이 루이지, 키노피오, 부끄부끄, 마리오 정도를 제외하고는
루이지의 조력자로 등장하는 '아라따 박사'를 시작으로 대부분이
기존 마리오 세계관에서 볼 수 없었던 신규 캐릭터들입니다. 심지어 마리오는 모습을 거의 비추지 않기 때문에 존재감도 없죠.
이렇다보니 게임을 하면서도 여기가 정말 마리오의 세계관인가 싶을 정도였습니다.
더하여 일반 유령들은 외형도 서로 비슷해서 막상 플레이하면 구분도 조금 힘들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중간 보스급 이상 유령은 역할 상, 어쩔 수 없다고 해도
일반 유령들은 기존 마리오 시리즈에서 나왔던 캐릭터가 유령 모습으로 나왔다면 몰입하거나 재미를 주는 부분에서 아주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아쉬움도 듭니다.
그나마 기존 마리오 세계관에서 적으로 등장하는 녀석들은 요 두 녀석 정도 되겠네요.
특히 왼쪽의 녀석은 북미에서만 2라는 넘버링으로 발매된 '슈퍼 마리오 USA'에 출현하는 적입니다.
'슈퍼 마리오 USA' 자체도 '꿈공장 도키도키 패닉'이라는 원작의 변형판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본래 마리오 세계관의 적은 아니었던 셈이죠.
내용 상 쿠파가 등장하긴 하지만,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따로 언급은 안 하겠습니다.
어찌됐든 이런 이유들로 되려 저 두 녀석이 너무 반갑게 느껴질 정도로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다행인 건 '아라따 박사'가 신규 캐릭터임에도 불구하고 감초 역할을 꽤 해주었다는 점이네요.
게임 큐브의 성능을 보여주려 하다.
첫 게임 큐브의 런칭 타이틀인 관계로 루이지 맨션은 다양한 부분을 보여주려 했던 흔적이 많습니다.
공포 분위기를 조성을 하기 위한 그래픽 연출은 지금도 어색하지 않음은 물론이고
메인 무기인 '유령싹싹'이라는 청소기를 통해 맵 곳곳을 조사하고 이에 반응하는 오브젝트는 정말 신선한 편이죠.
지금해도 이 정도로 오브젝트들이 반응하는 게임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예를 들어 촛불에 청소기를 작동 시키면 불이 꺼진다던지, 천을 빨아들이는 오브젝트 연출 등 유령싹싹과 오브젝트간의 상호작용들은
재미를 주기도 하면서도 아이템 획득 등 진행을 위한 필수 액션이기 때문에 당시 게임 큐브의 성능을 과시하려는 게 느껴지기도 했고
실제로도 플레이를 하면 인상에 남을 정도입니다.
게임 자체는 닌텐도답다.
오리지널 요소가 너무 강한 나머지 그 반대로 장점이 생겼습니다.
게임 시스템의 관점으로 보면 마리오 세계관에 전혀 연관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도입했다면 오히려 어정쩡 했을 마리오 시리즈의 시스템보다 루이지 맨션만의 고유한 시스템이 주를 이루고 고착되었다는 거죠.
예를 들어 점프를 하지 않는다던지, 버섯, 꽃 등의 아이템 없이 고유의 시스템으로 게임을 풀어나가 다른 재미를 주고 있습니다.
유일하게 차용한 시스템이 독버섯 정도가 있겠습니다.
더군다나 마리오 시리즈 답게 액션 자체도 단순하여 접근성은 낮은 편입니다.
메인 무기인 '유령싹싹'이라는 무기는 청소기답게 직관성 있는 조작을 보여주어 '전투하는 재미가 있다, 유령을 빨아들이는 맛이 있다.' 라는 평도 많을 정도였습니다.
그리고 닌텐도답게 지금봐도 재밌고 기가막힌 연출도 존재하는데요,
컨셉에 맞게 '마리오'를 외칠 수 있는데 체력에 따라 외치는 소리가 다르다거나,
배경음악은 이어지는데 장소에 따라 BGM이 일반 BGM에서 루이지의 휘파람으로 이어지는 연출이라던가 세세하게 디테일을 신경쓴 흔적이 느껴지기 때문에
플레이 동안 만큼은 생각보다 지루함을 느끼기 어렵습니다.
다만, 플레이 타임은 정말 짧습니다.
우스갯소리로 주말에 단순히 클리어를 목표로 한다면 하루만에 클리어 할 정도로 플레이 타임이 짧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레벨 디자인 자체는 단순한 편이라 짧은 게임 진행 패턴을 반복한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개발하면서도 이를 의식했는지 플레이 타임 자체는 고의적으로 길게 잡진 않았을 거라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이러한 특징은 플레이어에게 2회차 플레이를 이끌어내기 힘들게 되어 한 번 엔딩을 보면 그다지 다시 하고 싶지 않다는 생각을 들게 하면서
루이지 맨션의 아쉬운 점으로 남아있게 되었다 생각이 듭니다.
아무래도 '게임 큐브'라는 기기의 런칭 타이틀로써도, 닌텐도의 메인 IP로써도 상당한 도전을 보인 게임입니다.
때문에 기존의 마리오 시리즈와는 이질감을 느낌과 동시에 반대로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게임이라 생각이 되네요.
당장 이 작품만 놓고 보았을 때에는 이런 닌텐도의 도전 때문에 좋은 점, 아쉬운 점이 극명하게 느껴지기도 하지만,
이후 루이지의 캐릭터 성 확립에 기여를 하거나, 훗날 루이지 위주의 후속작이 나오는 것을 보면
본 작품이 가지고 의미는 단발적이지 않다라는 점이고 생각보다 루이지 본인한테 있어서는 상징적인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마리오 시리즈의 팬이라면 추천을 드리고 싶고
루이지의 팬이라면 반드시 권장해보고 싶은 게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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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 핸드 (God Hand) (0) | 2011.07.2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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