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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리뷰(~99)/롤플레잉

파랜트 택틱스 [원제: Farland Saga]

by 아기좀비 2016. 10.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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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년대, PC게임 중 상당한 인기를 끈 SRPG





90년대 중반 즈음, 국내의 컴퓨터 운영체제가 윈도우즈 95나 98로 대중화 되어가고


이에 따라 PC도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하면서 유명해진 PC게임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번에 리뷰 할 게임인 '파랜드 택틱스 1'도 그 중 하나이며


당시에 컴퓨터를 갖고 있던 주변 친구들은 대부분 즐겼었었고 저 또한 옆에서 재밌게 구경했던 게임입니다.


저에게는 SRPG라는 장르를 처음 알게 해준 게임이기도 하면서도, 직접 하고 싶어 PC가 처음 생긴 후


1, 2 합본 패키지를 숨겨놓은 용돈으로 가장 처음 구입할 정도였습니다.


실제로, 파랜드 시리즈는 이전부터 많은 시리즈와 방대한 세계관을 갖고 있는 게임입니다만,


국내에 본격적으로 유명해진 이 '파랜트 택틱스' 시리즈는 이전 시리즈와는 세계관만 공유하고 있는 외전 개념의 게임이라


이를 눈치 못 챈 유저들이 국내에는 상당할 거라 생각합니다.


반대로 실제로는 '파랜드 사가'라는 제목의 게임이지만, 이전 시리즈 중 '파랜드 스토리 8'가 국내에 '파랜드 사가'라는 제목으로


발매되는 바람에 '파랜드 택틱스'라는 변경 된 제목으로 발매된 에피소드는 해당 게임의 팬이라면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이기도 하죠.






새로운 팬 확보를 위해 이전 시리즈와는 선을 긋고 있다.





많은 시리즈가 있었다고는 말씀드렸지만, 이전의 스토리들을 전혀 몰라도 결국에는 해당 작품의 오리지널 캐릭터들이 주연이기 때문에


아무 것도 모르고 당장 즐겨도 스토리를 이해하는 데에 있어서 불편함이 없는 것이 특징입니다.


오히려 기존 시리즈의 팬이라면 간간히 언급되는 세계관이나 관련 요소는 팬 서비스로 반갑게 느껴질 정도이고,


처음 플레이 한다면, '아, 이런 설정이었구나'라는 정도이기 때문에 과하지도 느껴지지도 않습니다.


사실, 이 부분은 비단 파랜드 시리즈 뿐만 아니라 시리즈가 많은 인기 롤플레잉 게임이라면 어쩔 수 없는 선택이기도 합니다.


전작의 인기를 유지 하면서 새로운 팬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당연한 방법이었죠.


파이널 판타지 등 세계관만 조금 공유하고 있고 각각의 작품은 별개의 스토리를 다루는 이유도 마찬가지라 보시면 됩니다.





입체감 있는 다양한 스테이지?





그래도 SRPG란 장르 특정 상 당시 기준으로 다양한 스테이지 구성들이 눈에 띄는데


특히 3D를 보는 것 같은 입체감 있는 스테이지들이 인상적입니다.


이전 파랜드 시리즈들은 SRPG였지만 지형의 입체감은 없었기에 이를 어필하려고 실제로도 국내 패키지의 카피 문구가 3D 관련 문구로 기억납니다.


당연히 이런 입체감 있는 지형은 전투에 영향을 미치기도 합니다만, 아쉬운 점은 생각보다 영향력이 큰 느낌은 아닙니다.


RPG 게임의 팬이라면 알고 있으시겠지만, 이전의 '택틱스 오우거'라는 게임이 이런 구조의 전투 시스템이 최초임에도 불구하고


모티브의 게임보다 지형을 통한 전략은 조금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실제로 계속 하다보면 지형의 높낮이는 신경이 안 쓰일 정도입니다.


그래도 공격 방향에 따른 대미지나, 각 캐릭터와 몬스터의 속성, 특정 조건이 만족되면 나가는 특수 공격, 동료 간 아이템 건네기,


무기나 스킬의 각기 다른 특성들이 그나마 전략적인 부분을 살려주고는 있습니다.





뭉쳐야 산다.





위의 지형을 통한 전략의 연장선인 내용이지만, 막상 플레이를 하면 SRPG 치고는 전략이 많이 요구되지 않습니다.


일단 지형의 구조로 전략을 요구하고 있긴 해도, 이런 건 무시하고 기본적으로 아군이 뭉쳐야 상당히 유리한 상황이 많이 나옵니다.


그리고 육성 상태.


물론, 육성은 RPG게임에 있어 정말 중요한 부분입니다만, 캐릭터의 육성 상태가 나쁘지 않을 경우


'전략을 짜야지'란 생각이 거의 들지 않을 정도로 상당히 유리한 전투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아군과 적군간의 밸런스가 좋지 않다는 말씀이 되겠네요.


또한 아군 캐릭터 간 성능 차이가 제법 나는 반면에 일자 진행이라 캐릭터를 고르게 육성하기도 쉽지 않은 편입니다.


본 게임이 의도한 전략이 모호하게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더하여 각 캐릭터의 스킬 특성도 단순한 편으로써


캐릭터의 레벨이 오를 때마다 효과와 스킬 범위만 넓어지는 정도이기 때문에 다양한 전략을 펼치기엔 조금 무리가 있다 생각이 되네요. 


즉, 전략 없이 육성만 잘해도 게임 자체는 무난하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생각보다 수동적이다.





민감하신 분들은 느끼셨을 부분입니다만, 스토리는 완벽하게 일자 진행입니다.


때문에 이에 따른 분기 시스템이 없어, 분기가 있었으면 가능했을 능동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고


진행을 하면 할 수록 스토리 측면에서도 아군 캐릭터 간 비중이 심하게 언밸런스가 되는 현상이 벌어집니다.


게다가 해당 캐릭터의 육성 상태가 안 좋다면 더 심하게 느껴지게 되겠죠. 아무래도 스토리가 비중이 높은 장르인 만큼


수동적인 스토리 진행과 이에 따른 주, 조연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캐릭터 성은 조금 아쉽다 생각이 됩니다.


아이러니 하게도 캐릭터의 디자인들이 나쁘지 않아 아쉬움이 더하기도 합니다.


다행인 점은 인간과 마족의 대립을 다루는 스토리 자체는 무난한 편이라 몰입하는 데에는 지장은 없습니다.


반면에 상점 시스템은 해당 게임에 있어 오아시스 같은 부분인데 진행을 암기하지 않는 한 예고도 없이 튀어나오기 때문에


그나마 설정 상 다른 차원의 상점 직원이 재미있는 멘트로 분위기를 발랄하게 해주지만,


스토리나 시스템적으로나 제작자들 손 안에 논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너무나도 잦은 전투.





스토리에 비해 전투가 너무나도 잦은 편입니다. 게임 중간의 이벤트 신도 짧구요.


초반에는 사실 느끼기 힘든 부분인데 플레이를 하면 할 수록


'그렇게 복잡한 스토리는 아닌 것 같은데 왜 이리 전투를 해야하지?' 혹은 '이벤트 신이 벌써 끝나고 또 전투야?'라는 느낌을


받기 쉽습니다. 즉, 전투 외에는 즐길 요소가 없는게 흠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아쉬운 점이 위에 설명드린 단순한 전략과 중복되는 스테이지의 그래픽 테마들로 인해


후반에는 정말 지루함이 가중되어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더하여 보너스 개념으로 엔딩 이후에 25가지의 스테이지가 준비되어 있는데 심지어 스토리가 빈약한 보너스의 개념이라 더욱 아쉬움을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우스꽝스러운 표현이긴 하지만, 이런 잦은 전투와 비중이 점점 줄어가는 이벤트 신 대사 때문에 '아군들도 지쳤구나'라는 느낌도 받긴 했습니다.





미려한 그래픽과 명곡들





아무래도 PC 기반으로 나온 게임이다보니 당시 기준으로 그래픽이 정말 괜찮았고 해상도만 아니라면 지금도 어색하지 않습니다.


대사에 맞는 캐릭터 표정이나 이벤트 CG, 거기다가 화려한 스킬 연출은 해당 캐릭터를 육성 할 정도로 의욕을 자극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향수병일 수도 있겠지만, 현 세대에서는 이런 풍의 그래픽 게임들을 찾기가 많이 힘들어졌을 정도로


제작진들이 그래픽 풍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실제로도 패키지에는 그래픽 자랑의 문구가 많은 편이었죠.


여담이지만, 비디오 게임으로 이식 되었을 때에는 그래픽 부분에서 조금 하향이식 당해 아쉬움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음악들 또한 상당히 명곡들이 많은데요, 스테이지나 게임 분위기에 부합하면서도 과하지도 않고 부족하지 않은 멜로디들이


많은 유저들에게 인상을 주었을 거라 생각 됩니다.


그나마 아쉬운 건 캐릭터의 음성이 없다는 부분인데 이는 나중에 비디오 게임으로 이식 되면서 보완되기도 합니다.









이렇게 파랜드 택틱스 1은 당시 국내의 PC게임 유저들 사이에서는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고,


장르는 물론이고 '택틱스'라는 제목이 들어간 게임도 상당히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국내에서는 같은 제작사의 다른 시리즈마저도 '파랜드 택틱스'라는 이름으로 넘버링을 달고 발매하는 이상한 상술을 썼었죠.


오히려 국내에선 모티브가 되었던 '택틱스 오우거'보다 더 유명하다 생각이 됩니다.


요인은 위에도 말씀드린 시스템 요소들이 반대로 작용하여 SRPG치고는


접근성을 상당히 낮아져서 많은 사람들이 거리낌 없이 즐길 수 있게 있었지 않았나라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래픽과 음악들은 플러스 알파로 작용했죠.


난이도 자체로는 짧게 표현하면 '레벨이 깡패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겠습니다만, 그 와중에도 육성에 실패한 유저가 많은지 해당 게임의 육성을 조작할 수 있는


에디트 프로그램도 상당히 많이 유포가 되었을 정도였죠.


전반적으로 해당 장르의 입문용으로는 아직도 이만한 작품이 없다고 생각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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