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한 분위기를 내뿜는 일러스트.
02년, 게이머들의 뜨거운 반응 사이에서 마침내 국내에 '플레이 스테이션(이하: ps) 2'가 정식 발매가 되었다.
소니의 한국지사는 본격적으로 지상파 광고에 ps2를 광고 했으며 그에 맞게 다수의 소프트들이 한글화가 되어 동시 발매가 이루어졌다.
여기서 리뷰할 '이코'라는 게임도 그 동시 발매 소프트 중 하나.
당시 동시 발매 된 '맥시모'나 '철권 태그 토너먼트' 등과는 달리 평온한 느낌의 그림이 게임 표지로 그려져있었다.
어떻게 보면 심심해 보이는 이 게임은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 사이에서 재밌다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고
'명작'이라는 타이틀을 달면서 끝내는 '밀리언셀러'라는 타이틀까지 얻게 된다.
도대체 무슨 요소들이 이 게임을 명작 반열로 올려놓았을까?
이 심심한 리뷰에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게임의 컨셉은 '소년, 소녀를 만나다...'.
인터넷으로는 ps1으로 개발이 되고 있었던 이코의 동영상을 쉽게 찾으실 수 있을텐데, 캐릭터들의 외형은 지금의 이코랑은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여 주인공인 '요르다'가 뿔이 난 모습도 볼 수 있고 갑옷을 입은 적 캐릭터들도 볼 수 있다.
반면, 배경의 구조와 색감의 분위기는 현재의 이코와 비슷하기 때문에
스토리나 캐릭터 설정 등을 제외하고 전체적인 부분은 현재의 이코와 별 차이가 없다고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더불어 이코가 요르다와 함께 도망다니는 모습을 보면 일찍이 이 컨셉이 정해졌다는 것도 알 수 있다.
여담이지만, 이 게임이 ps2로 개발 된 배경은 ps1 성능의 한계에 직면했기 때문.
팔자는 정해지는 것이다.
뿔이 달렸단 이유로 뿔 달린 소년은 3명의 신관에게 끌려가 거대한 성의 제물로써 끌려가게 되는 오프닝으로 게임을 열고 있다.
이 동화같은 설정은 게임의 또 다른 컨셉이며 앞으로도 자극적이지 않고 편안한 분위기를 이어 간다는 복선이기도 하다.
당시 주를 이루었던 폭력적이고 자극적인 게임들과 비교했을 때, 이코는 이러한 점들을 차별화 두었다고도 볼 수 있고
이로 인해 게임 연령층의 폭을 넓혀 다양한 유저들이 쉽게 즐길 수 있었다.
그리고 이 특징은 점점 플레이어들의 입소문을 타게 되는 요소 중 하나가 되어간다.
하악, 여자사람이다.
게임을 조금만 진행하면 정체불명의 여 주인공인 요르다를 만나게 된다.
설정 상, 이코와는 대화가 안 되는 상태이며 요르다의 대사는 상형문자로 자막이 표시 되기 때문에 게임 내 신비감을 주는데 상당히 영향을 끼친다.
더군다나 갸날퍼 보이는 요르다를 데리고 성을 탈출해야하는 플레이어의 주된 목적은 책임감을 느끼게 함과 동시에
항상 요르다를 감시하고 있는 적으로부터 불안감을 느끼게 해 줄 것이다.
또한 요르다는 게임 내 진행에 대해 힌트를 주기도 하니 뭔가 안 풀리는 부분이 있다면 요르다를 관찰해보는 것도 이 게임을 즐기는 방법 중 하나.
이런 전체적인 특징 때문에 다른 NPC와 달리 요르다는 플레이어에게 색다른 느낌으로 남을 NPC가 될 것이다.
아쉬운 점은 요르다에게 신비감을 너무 주입해서 그런지 자세한 캐릭터 설정이 없다는 점이다.
여기 머물러 살아도......
주로 건조하고 밝은 색감과 안개효과가 자주 사용되어 전체적으로는 몽환적인 분위기를 주고 있으며
특정 장소에서 느낄 수 있는 인상적인 광원 효과들은 배경 분위기의 몰입감을 높여주고 있다.
더하여 웅장한 성에 비해 인기척은 전혀 느껴지지 않기 때문에 플레이어는 요르다와 단둘이 있다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받아 이런 분위기를 더해주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세이브 장면은 보는 사람의 마음을 편하게 해준다.
물론 세부적인 그래픽은 특출나게 좋은 편은 아니지만, 시간이 흐른 후에 봐도 분위기만큼은 잘 살린 게임 중 하나가 아닐까 싶다.
가끔 가다 카메라를 돌려가며 배경을 구경하는 플레이어 자신의 모습도 볼 수 있을 듯 싶다.
손만 닿으면 길이 되는 놀라운 능력.
이 게임은 적들을 해치워야하는 액션적인 요소가 있지만, 큰 비중을 두고 있지는 않다. 적들의 종류와 무기가 손가락에 꼽을 정도면 말 안해도 알 것이다.
요르다가 적들에게 끌려가지 않도록 지켜내는 것과 보스전이 이 게임이 제공하는 몇 안 되는 액션적인 요소들.
반면, 게임 '페르시아의 왕자'가 떠오르는 퍼즐적 요소들이 주를 이루고 있다.
세밀한 컨트롤을 하면서 배경 구조에 변화를 주어 다음 장소로 가는 것이 이 게임의 작은 목표들.
배경도 높고 아슬아슬한 컨트롤을 요구하는 곳이 많아 플레이어 손에 땀을 쥐게 한다.
전체적으로 '퍼즐(난관 봉착)-액션-퍼즐(난관 해결)'의 흐름이 반복되어 어드벤쳐에 충실하고 있다.
장모님!?
게임 내 이벤트들은 짧고 간결한 컷신들밖에 없다.
게임에 비해 이벤트의 분량이 부족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만, 자잘한 컷신을 제외하고 흐름에 맞춰 중요한 것들만 들어가있기 때문에
머릿속에 딱딱 들어오는 효과도 주며 동시에 신비감을 더해준다.
이런 비슷한 연출로 비슷한 느낌을 준 게임은 이전에 리뷰했던 '성령전설 리클'이 될 것이다.
역시나 리클의 리뷰에서도 언급을 했었지만, 이런 연출의 단점은 심도있는 스토리는 알기 힘들다는 것.
반면, 플레이어 각자 많은 상상을 하게 만들어준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의 유명 작가인 '미야베 미유키'의 '이코 - 안개의 성'이란 라이센스를 받은 팬픽이 책으로 출간 되기도 하였다.
현재로써는 구하기 힘든 것이 아쉬울 뿐.
여담이지만, 이 소설은 팬픽이기 때문에 게임의 설정과는 동일시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개인적으로 게임과는 반대로 요르다에 대한 설정이 큰 비중으로 쓰여져 게임과는 별개로 재미있게 보았다.
ps2를 국내에 정식발매가 된 첫 날에 바로 구입을 했는데 그 때 구입한 소프트는 '철권 태그 토너먼트'와 '맥시모'였다.
이코?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당시 현장 분위기도 '철권 태그 토너먼트'가 가장 잘 팔렸던 것으로 기억난다.
시간이 흘러 이코를 접한 사람들은 '이 게임 분위기도 있고 생각보다 명작이에요.'라는 평을 얘기를 했고 이것이 점점 입소문으로 퍼지기 시작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에는 자극적인 게임에 쩌들어서 별로 눈에 들어오지 않았다.
하지만, 아직도 기억에 남는 일 하나가 있었다.
아버지 친구 분의 아내분 께서 아들도 게임을 좋아해 ps2를 구입해 ico를 즐겼는데 재밌다는 말씀을 하신 것이었다.
사실, 그 때도 '아, 그냥 전연령층 게임이구나.' 했으나 더욱 시간이 흐르면서 이 게임의 가치도 점점 높아지고 있었다.
특히 같은 개발사에서 후속작 개념의 '완다와 거상'이라는 타이틀이 발매 되어 좋은 평을 받은 것도 한 몫 한 기억이 난다.
도대체 얼마나 명작이길래 하면서 정말 뒤늦게 이 게임을 구입했다.
플레이 타임은 정말 짧았지만, 늦은 밤 불 꺼진 방 안에 이 게임의 엔딩을 보고 엔딩 곡과 스텝롤이 올라오는데 여태 했던 게임보다 진한 여운을 주었다.
그리고 약간은 편중된 장르만 게임을 즐겼던 것에 다시 한 번 생각을 해 준 게임이기도 하다.
혹시 ps2나 ps3를 갖고 있다면 이 작품만은 꼭 한 번 즐겨보시길 바란다.
분명 다른 게임과는 다른 느낌을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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